崔 높을 최, 클 최
그저 이 나무에서 저 나무 사이를 옮겨 다니는 일만 하거나 땅에 떨어져있는 곡식 알갱이를 쪼아대는 일이 내 목표였다면 힘들게 날개짓을 하지는 않았으리라 날갯짓을 못하던 둥지 안에서부터 저 높은 창공을 눈에 담은 게 내 죄라면 죄 일수도 황금빛으로 물든 밭을 보며 눈독 들이던 형제들은 푸른 하늘과 하얀 태산만을 바라보던 나를 싫어했고 멀리했고 무서워했다 어린 날에는 그런 배척이 또 무서워서 이곳저곳 돌아다닐 때 같이 다녀보고 농부들이 나타나면 같이 숨어도 보고 비가 오면 큰 나무 밑에 피해도 보고 그런 것도 소소한 재미는 있었지만 결국 눈에 들어오는건 푸른 하늘과 그 아래 하얀 산 황금색의 곡식 낱알은 내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수백 번의 날갯짓을 통해 그저 올라가고플 뿐 새 위의 산은..
2021.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