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전(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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里 마을 리
원시 인류는 수렵과 채집을 하면서 그곳의 사냥감이 없어지고 식량이 없어지면 다른 곳으로 옮기면서 집은 움막이나 동굴에서 살곤 했다 진화심리학에서는 주로 남성이 사냥을 하고 여성이 채집을 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여성들이 꽃을 좋아한다고 한다 꽃이 피는 계절이 되면 여성들이 노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정말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흥미로운 가설이다 그러다가 농업혁명이 일어나고 농사를 지으면서 정착할 땅이 생기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선악과 이야기에서 아담에게 내려진 형벌 '스스로 흙을 경작해서 먹게 될 것이다' 가 농업혁명을 뜻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생각은 카테고리 이름처럼 잡설에 불과하고 어쨌든 농사를 짓게 되면서 인간이 모이게 되고 논밭에서 잉여생산물이 생기게 되고 그 논밭의 주인이 일을 하지 않고도 잘..
2021.08.26 -
男 사내 남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면서 아담과 하와는 각각의 벌을 받게 됐다. 그중 아담에게 내려진 형벌은 얼굴에 땀이 흘러야 땅에서 일용할 양식을 얻을 것이다 라는 것 밭에서 힘을 쓰는 것 그것이 사내다
2021.07.16 -
苗 모 묘
텅 빈 논을 보면 내 마음도 적적 모종 하나 가져와 논에 심어놓으면 그제야 안심이고 모종 하나 더 가져와 바로 옆에 심어놓으면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논에 올라온 풀 두 개 모종에 흐뭇하다
2021.07.14 -
細 가늘, 미미할 세
땅은 몇 천년 전부터 조선의 땅이었으나 그 주인은 이미 바다 건너 사람들의 것으로 시나브로 변해가고 있었다 땅에서 난 벼를 가져가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그 땅마저 빼앗기고 있는 현실에 그래도 숨 붙이고 살아갈 수 있는 것도 다행이라며 큰 맘먹지 말고 조용히 있자는 사람들도 있고 그런 사람들을 나무라며 집 안에서 가져갈 수 있는 건 모조리 챙겨서 북으로 떠나는 사람들도 있고 어느 쪽에도 동조할 수 없이 화는 나지만 큰 용기는 없는 사람들은 그래도 태어난 곳을 어찌 떠나냐는 말만 입 안에서 삼킨 채 애꿎은 담배 연기만 입 밖으로 내보낸다 우리의 것임을 표시하기 위해 밭을 둘러싼 줄은 가늘고 미미하기만 하다
2021.06.25 -
富 부유할 부
집 안에 입은 하나인데 딸린 밭이 있다면 얼마나 부유할까
2021.06.11